직녀에게

2010/08/16 11:18 / 책또는문화

오늘은 직녀와 견우가 만난다는  칠월칠석입니다. 때문인지 며칠째 하늘이 흐리고 비가 뿌리는 군요.. ^^'
 


직녀에게/문병란
<시집 '심상' (1976),  창작과 비평사 創批詩選  문병란 시선집 '땅의 연가'(1981) 중에서>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그대 몇 번이고 감고 푼 실을
밤마다 그리움 수놓아 짠 베 다시 풀어야 했는가.
내가 먹인 암소는 몇 번이고 새끼를 쳤는데,
그대 짠 베는 몇 필이나 쌓였는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사방이 막혀 버린 죽음의 땅에 서서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유방도 빼앗기고 처녀막도 빼앗기고
마지막 머리털까지 빼앗길지라도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한다.
우리들은 은하수를 건너야 한다.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을 딛고 건너가 다시 만나야 할 우리,
칼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이별은 이별은 끝나야 한다.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가슴과 가슴을 노둣돌 놓아
슬픔은 슬픔은 끝나야 한다, 연인아.

칠월칠석이 되면 가장 많이 생각나는 노래일지도 모릅니다만, 사실, 이 노래와 시는 견우직녀 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긴 하지만 원래는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이고 시 입니다.  이 노래를 만들게 된 계기 또한 80년 5월의 광주민주항쟁의 여파로 대대적인 민주운동가들의 검거열풍을 피해 미국 망명길에 올랐던 윤항봉이 지인이었던 작곡가 김형성에게 시를 주어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가곡풍으로 만들어진 노래는 미주와 유럽의 교민들사이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자리에서 꼭 불리는 애창곡이 되었습니다.(해외판 '직녀에게' 라고 불립니다. ^^)

그러던 중인 1984년, '제3세계 에술제'에 참가하기 위해 베를린을 방문하게 된 원작자인 시인 문병란이 가곡풍의 노래는 한국내의 군부독재 상황이나 남북간의 대립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에 다시 이 시를 민중가수였던 박문옥에게 주어 새로 곡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이 노래를  당시 대학가요제에서 '바위섬'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던 대학생 노래꾼 김원중에게 주어불리게 된 것이 지금 가장 많이 듣는 <직녀에게>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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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제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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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느티 2010/08/17 08:2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백만년만에 이 노래 들으니, 고창 모처에 있는 한 아낙이 생각나는구만.

    휴가도 가뿐이 잘 다녀온듯 하고....
    제일 더울때 한 2주간 계속 지인들이 물갈이하여 우리집으로 휴가를 오는 통에 좀 힘들었지만,
    지나갈때 한 번 들렀으면 많이 반가웠을텐데 말이야.

    • 집주인 2010/08/17 14:17  편집/삭제  댓글 주소

      ㅎㅎ 나두 생각이 나더군. 사실 고창에서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어 니네집에 갔다올까 생각도 했었는데... 그 번잡한 통에 나까지 물갈이하기엔 힘들것 같아서 다음기회로 미뤘어.^^ 그쪽으로 비 많이 왔다던데 괜찮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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